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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골리앗 꺾은 다윗 동부건설, 옛 위상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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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 꺾은 다윗 동부건설, 옛 위상 되찾을까

18표 차로 대림산업 제치고 1000억원대 재개발 수주
10대 건설사 상대 정비사업 수주전 첫 승리
2001년 시평 9위···올해 21위, 전년比 15단계↑
지난달 강남 사옥 이전, 재도약 의지

시공능력평가 21위인 동부건설이 3위인 대림산업을 꺾고 1000억원 규모 재개발 사업을 따냈다. 동부건설이 10대 건설사를 꺾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동부건설은 이번 수주전 승리로 인지도 제고는 물론 향후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변을 일으킨 동부건설이 과거 정비사업 강자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전북 전주시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번 수주전은 동부건설과 대림산업 2파전으로 치러졌다. 동부건설은 전날 열린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18표 차이(100대 81)로 대림산업을 따돌리고 시공권을 확보했다. 종광대2구역 재개발 사업은 지상 15층, 7개 동, 530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사업비는 1000억원 규모다.


전북 전주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 사진=동부건설

이번 수주전은 당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불릴 정도로 동부건설이 대림산업에 비해 인지도 등 수주 경쟁력에서 열세였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만 봐도 대림산업(3위)이 동부건설(21위)보다 18단계 위다. 최근 지방에서 대형 건설사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진 점도 부담 요인이었다. 실제로 전주에서는 ‘서신 아이파크 e편한세상’(대림산업), ‘태평 아이파크’(HDC현대산업개발) 등 1군 브랜드 단지 조성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동부건설은 시장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었고 전주에 처음으로 동부건설 아파트 브랜드인 ‘센트레빌’을 세우게 됐다.
동부건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10대 건설사’를 꺾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진행된 수주 경쟁에서 대형 건설사들과 맞붙었지만 잇단 고배를 마셔야 했다. 지난달 경기 남양주 덕소3구역 재개발 사업장(사업비 7490억원)에선 GS건설·대우건설 컨소시엄에 시공권을 뺏겼고, 7월 서울 송파 가락현대5차 재건축, 4월 대전 대흥동1구역 재개발 사업장에선 각각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에 수주 기회를 내줬다. 동부건설은 이번 수주전 승리를 통해 인지도 제고는 물론 향후 수주전략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동부건설은 과거 위상을 되찾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시공능력평가 10위권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정비사업 강자로 불렸다. 2001년 9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 가격을 경신했던 ‘대치 동부센트레빌’부터 논현·이촌·논현·흑석·종로 등 서울 주요 지역에 센트레빌을 공급했을 만큼 브랜드 가치도 높았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동부건설 사옥 전경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위기는 2010년 중반에 찾아왔다. 2014년 모기업인 동부그룹의 경영 악화로 동부건설은 2015년부터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6위에 머무르며 위상도 크게 떨어졌다. 2016년 10월 사모펀드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한국토지신탁(한토신)이 출자해 만든 키스톤에코프라임에 인수돼 법정관리에서 벗어나는 등 위기를 넘겼다. 이후 주택사업과 공공사업, 사업 다각화 등에 집중하며 실적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올해 21위로 지난해(36위) 대비 15단계 뛰어오르며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는 평가다. 또 동부건설은 올해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BBB(안정적)를 새로 받았다. 동부건설이 투자적격등급을 받은 것은 2014년 6월 투기등급인 BB+로 떨어진 이후 5년 8개월 만이다.
동부건설은 사옥을 강남으로 옮기며 재도약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역 앞 ‘아스테리움서울’을 떠나 강남구 역삼동 ‘코레이트타워’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코레이트타워는 지하 7층∼지상 19층 규모의 빌딩으로 한토신 소유 건물이다. 동부건설은 이곳에서 지하 1층과 지상 3층, 10층, 12~14층, 19층 등을 사용한다. 회사 최대 주주인 키스톤에코프라임의 투자자 한토신과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내실 경영의 해’로 삼아 지난 3년간 성장 속도를 꾸준히 이어가면서도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51년 건설명가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토목, 건축, 플랜트, 주택, 개발사업 등 모든 분야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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